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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리뷰|달리는 지옥 속, 인간은 어디에 서 있었나?

by won997780 2025. 4. 16.

 

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지는 콘텐츠들 사이에서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다는 건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의미겠죠.

‘부산행’은 그랬습니다.
처음 봤을 땐 단순한 좀비 영화인 줄 알았는데,
끝나고 나서 마음속에 남은 건 공포가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 빠르게 퍼지는 감염,
그리고 각기 다른 인물들의 반응은
서바이벌 장르의 흥미를 넘어서 인간 군상의 진짜 모습을 보여줬어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따라다녔다는 점.
그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며 리뷰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부산행

출발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

영화의 시작은 매우 일상적입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고속열차 KTX, 그리고 그 안에 탑승한 다양한 인물들.
하지만 평범해 보이던 이 여정은,
한 감염자가 열차에 오르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질주하는 기차 안, 어디에도 피할 공간은 없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단순한 재난 그 이상을 보여주죠.


아버지와 딸, 그들의 서툰 대화

‘석우’는 바쁜 일상에 치여 딸 ‘수안’과의 관계가 서먹한 상태입니다.
아이를 위해 뭔가 하려 하지만 늘 한발 늦고,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자리를 비운 아빠.
그런 아버지가 위기 상황 속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은,
좀비보다 더 현실적인 감정으로 다가오더라구요.
결국 이 영화는 부녀간의 성장기이기도 합니다.


액션의 완성도, 그리고 그 긴장감

부산행은 액션 연출도 굉장히 탁월합니다.
특히 좀비의 동작, 집단 이동, 그리고 음향 효과까지
상황의 긴박함을 극대화하면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죠.
좁은 통로, 객실 간의 이동 장면 등은
한국형 좀비 영화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예라 할 수 있어요.


좀비보다 무서운 건 사람?

이 영화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좀비’가 아닙니다.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인물 ‘용석’은 보는 내내 스트레스를 주죠.
자기만 살겠다고 문을 닫고, 거짓말을 하고,
결국 그 이기심이 더 큰 비극을 초래하게 됩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바로 이 ‘인간의 본성’ 아닐까요?


생존보다 중요한 건 함께라는 것

반면에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빛났던 건 ‘상화’와 ‘성경’ 커플.
누구보다 강한 생존력을 가졌지만,
그 힘을 혼자 쓰지 않고 나누는 모습은 큰 울림을 줬습니다.
‘힘 있는 사람이 선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드문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그들의 희생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희망처럼 느껴졌습니다.


기차가 도착한 곳, 감정의 종착역

마지막 장면은 많은 분들의 눈시울을 붉혔을 거예요.
부산역 터널, 그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수안이의 노래.
그 순간만큼은 모든 감정이 터져 나옵니다.
공포, 슬픔, 안도, 그리고 조금의 희망까지.
‘부산행’은 단순히 살아남는 이야기 그 이상이었습니다.
무너진 세계 속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묻는,
감정의 여행이었어요.

부산행, 이런 점이 궁금하셨죠?

실화 배경인가요?
아니에요. 완전한 픽션이지만, 2010년대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 집단 심리를 잘 반영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왜 '부산행'이라는 제목일까요?
기차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리는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라서인데요,
사실 이 '부산'이라는 목적지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희망'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해요.

 

후속작도 있나요?
넵! '반도'라는 후속작이 2020년에 개봉됐습니다.
하지만 ‘부산행’만큼의 몰입감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어요.
오리지널의 힘은 역시 달랐죠.


영화는 끝났지만, 생각은 계속됩니다

부산행은 단지 좀비물이라는 장르로만 보기엔 아깝습니다.
단 한 칸, 한 칸 달리는 객차마다 펼쳐지는 인간 군상은
우리 삶의 축소판처럼 느껴졌으니까요.

어떤 사람은 문을 열고, 어떤 사람은 닫습니다.
누군가는 끝까지 함께하고, 누군가는 혼자 도망치죠.
그래서 이 영화는 엔딩 이후에도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깁니다.

무섭기도 했지만… 따뜻했던 영화였어요.


여러분은 어떤 캐릭터에 공감하셨나요?

부산행 속 인물 중,
여러분은 누구에게 가장 감정 이입이 되었나요?
혹시 지금 다시 본다면 또 다르게 느껴지실지도 몰라요.